"엄마와 아이를 환영합니다." - 카페 레이지마마 / 제주 선흘

2월 7일 업데이트됨


아이 키우는 부모들은 다 마찬 가지겠지만, 요즘 아이데리고 식당이나 카페 가려면 맘이 많이 불편하다. 우리 애들은 그다지 극성 맞은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사내 아이 둘이라서 툭탁거리는 일이 있고 조금이라도 징징거리는 소리가 들릴 것 같으면 눈을 부릅뜨고 "여긴 공공장소임!"을 환기 시키며 제지시킨다. 아이의 소란스러움 못 지 않게 식당에서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사람도 있고, 욕설을 섞어 사용해서 불쾌감을 준다거나, 유독 음식이나 서비스에 까탈을 부리며 '주방장 좀 보자!'고 갑질을 하는 등 .... 세상에는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치는 갖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상식 이하로 매너가 없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고, 그들은 뭉뚱그려 '진상'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아이를 동반한 엄마들은 그 진상 중에서도 또 다른 카테고리로 특화된다.

맘충!

십수년간 식당을 운영해 오신 부모님의 사업을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고, 나 역시 요식업과 서비스 업에 오랫동안 종사해 온 지라 솔직히 손님보다 식당 주인의 입장에 좀 더 마음이 가는 편이다. 식당 주인이 아이 동반 엄마들을 기피하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 만큼은 '맘충'으로 분류되지 않도록, 남들 눈에 '아이들 예절 교육을 잘 시키는 현명한 엄마'로 비쳐지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 억울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똑같은 돈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왔다는 이유만으로 왜 이렇게 안절부절 불편해야하지? 우리 애들보다 옆 테이블 아저씨들이 더 떠드는데 왜 우리만 계속 눈치를 봐야하지? 어쩌면 '맘충'이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엄마 고객들을 분류해 놓은 것이, 작은 불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건 아닐까?

어쩌면..... 우리가 맘충이라 분류한 엄마들 중에는, 도와줄 사람 없는 독박 육아에 지쳐 '될 대로 되라' 마음을 놓아버린 우울증 환자가 있을 지도 모른다. 남편의 잦은 외박으로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는 상태에서 답답한 마음에 아이와 외출을 나왔다가, 말 안 듣는 아이에게 오만 신경질을 내고 후회하는 내 언니이자 동생일 수도 있다. 음식을 남길 걸 뻔히 알면서도 1인당 한 그릇씩 음식을 주문할 만큼 넉넉한 형편이 아니라, 창피함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더 당당하게 손님 행세를 했을 수도 있다. 억지스런 추측처럼 들리겠지만, 정말이지 속사정은 모르는 일이다. 특히 요즘처럼 앞 뒤 사정을 생략하고 단편적인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으로 SNS를 통해 '맘충' '**녀'로 회자되기 좋은 세상이라면. 그녀들도 한 때는 부끄러움 많고 자존심 강한 아가씨 였던 때가 있을 것이다.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24시간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 때문에 자아를 잃어가는 기분이 되기 전에는 또각 또각 킬 힐을 신고 있는 대로 멋을 부리며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엄마들의 심경은 복잡다단하다. 아이에 대한 사랑, 지겨움, 죄책감, 남편에 대한 원망, 그래도 아이 앞에선 강해지고 행복해 져야 한다는 강박관념, 아이의 인성과 자질과 미래가 순전히 엄마의 노력에 달린 것 같은 부담감, 내 인생은 어디갔나 싶은 상실감, 하지만 꾸역꾸역 마음을 다잡고 살게 만드는 아이의 웃음, 또 다시 밀려드는 죄책감.... 어려운 상황에 닥치고, 마음의 여유를 잃다보면 사람은 뻔뻔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남을 배려하지 않는 엄마들, 쇼핑이나 아이들 교육에 지나치리 만큼 강박을 갖고 있는 엄마들을 보면 행복하지 못 한 경우가 많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된 육아를 혼자 고스란히 겪어내며, 가족, 특히 남편의 지지와 도움을 받지 못 할 때 엄마들은 마음의 여유를 잃고, 남의 입장은 아랑곳 하지 않는 '맘 충' 이 될 확률이 높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모든 것은 다 사회 탓이다! 라고 말하기는 싫지만, 육아 전선에 놓인 엄마들의 고단한 상황과 심정을 100% 이해하지 못 하면서 (자신들도 언젠가 그 입장에 처할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엄마들만 똑 떼어 '벌레' 등으로 비하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 카페 레이지마마를 만들었다.

아이가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먹거나 뛰어 다닐 때, 그저 눈살을 찌푸리며 빨리 가줬으면...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니까 충분히 그럴 수도 있죠. 이해합니다. 하지만, 아이도 반복해서 가르치면 충분히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킬 수 있어요. 엄마말은 원래 잘 안 들으니까 제가 대신 얘기할께요.> 하는 마음으로, "음식은 제자리에 앉아서 먹는 거야." 하고 남의 아이도 내 아이 대하듯 가르칠 수 있는 곳. 육아에 서투른 엄마를 탓하기 보다, 함께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편이 되어 주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말해주는 곳.

엄마가 추억의 만화책을 읽으며 모처럼 소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가 뚝 떨어져 놀 수 있는 공간과 친구가 있는 곳. 뛰지 말라고 얘기하기 보다, 뛸 곳을 만들어 주고 "저 쪽에서 실컷 뛰어" 라고 말할 수 있는 곳.

이렇다할 홍보를 하지 않아 아직은 단지내 이웃들의 사랑방 역할 정도를 할 뿐이다. 그러나 곧 꾸준한 입소문을 거쳐 '아이와 함께 제주를 여행하시는 가족'이라면 꼭 한 번 와봐야할 명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부디, '엄마들은 정말 맘충인가봐.' 도저히 못 해 먹겠어! 하고 업종전환을 하게 되는 일은 없길.

카페 레이지마마 오픈 시간 : 월 ~ 금 / 오전 10시 ~ 오후 5시 (토, 일 쉽니다.)

주소 : 레이지마마 선흘 타운 (조천읍 북선로 241-1) 내


한달살기 안하시는 분들도 누구나 환영해요.

- 레이지마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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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휴식과 문화적 경험을 통해

삶의 변화를 선물합니다."

전화 : 한국 +82-(0)10 7430 4279  / 호주 +61 (0)431 532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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